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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총 게시물] : 122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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| 묵정 |
(2005-09-21 16:56:53, count : 3304)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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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re] 비움과 채움 |
진순님.
가뭄에 내리는 단비를 맞는 심정으로 진순님의 정겨운 글줄을
마음으로 맞습니다.
오늘이나 내일이나 기다리던 글
드디어 반갑게 읽어냅니다.
더불어 주신 김용택시인의 시를 읽고
여물어 가는 가을을 온 몸으로 느끼게도 됐습니다.
그리고
넉두리하시듯 풀어내는 말씀에
이미 많은 것을 찾아가고 계심을 알았답니다.
모든 것을 다찾았을 떄보다는
끝없이, 쉼없이 찾아가는 과정에 진실된 얻음이 있으리라는 생각입니다.
계속되는 단비는 더 이상 단비가 아닌것이듯이....
연이은 맑음이 그저 맑음으로만 느껴지지 않듯이.....
오랜 가뭄뒤에 풍족히 내리는 단비가 달달하듯이.....
진순님께서 바라는 맑음도 그렇게 오리라 생각됩니다.
먹빛의 선으로 텅빈 가을의 맑음을 그어내실 날들이.....
> 가을
>
> 가을입니다
> 해질녘 먼 들 어스름이
> 내 눈 안에 들어섰습니다
> 윗녘 아랫녘 온 들녁이
> 모두 샛노랗게 눈물겹습니다
> 말로 글로 다할 수 없는
> 내 가슴속의 눈물겨운 인정과
> 사랑의 정감들을
> 당신은 아시는지요
>
> 해 지는 풀섶에서 우는
> 풀벌레들 울음소리 따라
> 길이 살아나고
> 먼 들 끝에서 살아나는
> 불빛을 찾았습니다
> 내가 가고 해가 가고 꽃이 피는
> 작은 흙길에서
> 저녁 이슬들이 내 발등을 적시는
> 이 아름다운 가을 서정을
> 당신께 드립니다. 詩. 김용택
>
>*********************************************************
>
>가을은 어느새 우리 마음 가득 온유함을 건네주며 다가섭니다.
>이 가을엔 눈부시게 빛나는 하늘을 바라보고 싶습니다.
>하늘의 그 텅빈 마음을, 그 넓고 푸른 자연의 아름다움을
>이 가을 더욱이 배우고 싶습니다.
>
>언제부턴가 하얀 화선지에 먹빛 선을 그어대는 작업을 하기
>시작한 전 고달픈 내 마음을 씻어내는 둣 맑은 붓길 하나 긋는
> 것이 왜 그리도 어려운지 모릅니다.
>
>선생님께선 여백과 선의 조화로움을
>비어 있음이 비어있는 그 자체가 아님을
>어찌보면 화선지 가득 채워놓은 그림보다도
>한 획의 점과 선으로서 그 깊이와 무게를 다함을
>헤아려 주시시면서 붓과의 대화를 하게 하십니다.
>
>이 가을에 텅 빈 하늘의 마음을 화선지에 담아보기를
>고대해 봅니다.
>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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